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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쉼터는 있는데 갈 수는 없다"…장애인이 폭염을 피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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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회 작성일 26-07-27 09:38 SNS 공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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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쉼터는 있는데 갈 수는 없다"…장애인이 폭염을 피하지 못하는 이유


전국 9만여 개 무더위쉼터 시대…'접근 가능한 쉼터'는 얼마나 될까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폭염은 모두에게 오지만, 피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가 아니다."

올여름 폭염은 단순한 계절 현상을 넘어 재난이 됐다.

체감온도 38도를 넘는 '폭염중대경보'가 처음 발령되고, 온열질환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전국 9만여 개의 무더위쉼터를 운영하며 폭염 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여전히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정말 갈 수 있는 쉼터인가.'

복지 정책은 숫자로 설명되지만, 장애인의 안전은 접근성에서 결정된다.

'누구나 이용 가능'…하지만 휠체어는 계단 앞에서 멈춘다

최근 정부는 은행과 복지관, 주민센터, 도서관 등 다양한 공간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하며 생활밀착형 쉼터 확대에 나섰다.

취지는 분명하다.

폭염을 피해야 하는 누구나 언제든 시원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 입장에서 '누구나'라는 표현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실제 일부 쉼터는 입구에 높은 계단이 있거나 경사로와 승강기가 없어 휠체어 이용자가 진입하기 어렵다. 
자동문이 없거나 장애인 화장실, 휴식 공간이 마련되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정부가 제공하는 무더위쉼터 정보 역시 운영시간과 주소 중심이어서 장애인에게 가장 중요한 '접근 가능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폭염 속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쉼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장애인에게 폭염은 '불편'이 아니라 건강 위험이다

폭염은 모든 사람에게 위험하지만 장애인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척수손상이나 뇌병변장애처럼 체온 조절이 어렵거나 움직임이 제한된 경우에는 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위험이 크다.

심장질환이나 호흡기 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함께 가진 장애인도 적지 않아 온열질환 위험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갈증이나 신체 이상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거나, 자폐성 장애 특성상 감각 이상으로 더위를 늦게 인지하는 사례도 있다.

시각장애인은 그늘막이나 쉼터 위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청각장애인은 재난방송이나 음성 안내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같은 폭염이라도 장애 유형에 따라 위험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쉼터가 있는 것"보다 "찾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올해부터 폭염 대응을 강화하며 취약계층 보호를 확대하고 있다.

홀몸 어르신과 장애인에 대한 안부 확인을 늘리고, 사회복지시설 냉방 지원과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응체계도 한층 촘촘해졌다.

하지만 정작 장애인이 스스로 무더위쉼터를 찾으려 할 때는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

현재 대부분의 안내에는 휠체어 출입 가능 여부, 장애인 화장실 유무, 승강기 설치 여부, 
점자안내 및 음성안내 제공 여부, 장애인 주차구역 여부 등이 표시되지 않는다.

무더위쉼터 지도가 있어도 실제 이용 가능 여부는 현장에 가봐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장애계에서는 이제는 '쉼터 개수'보다 '접근 가능한 쉼터'를 늘려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폭염 대응도 '장애 포용'이 기준이 돼야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만큼 재난 대응 역시 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더위쉼터를 지정할 때부터 무장애(Barrier-Free) 기준을 적용하고, 접근성 정보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장애인복지관과 자립생활센터, 발달장애인 지원기관 등을 폭염 대응 거점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혼자 사는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는 안부 확인뿐 아니라 냉방기기 작동 여부, 
전력 사용 환경, 응급 상황 대응체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복지는 '근성'에서 시작된다

폭염은 더 이상 특정 계절의 불편함이 아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자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피해를 남기는 복지의 문제다.

무더위쉼터가 아무리 많아도 장애인이 계단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한다면, 그 쉼터는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제 폭염 대책의 기준은 단순한 시설 확충이 아니라 누구나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이어야 한다.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쉼터가 아니라 '갈 수 있는 쉼터, 머물 수 있는 쉼터'다.



출처 : 웰페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