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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와도 신나요”…일년에 단 하루, 맘껏 물놀이하는 장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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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회 작성일 26-07-27 09:29 SNS 공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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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와도 신나요”…일년에 단 하루, 맘껏 물놀이하는 장애인들







서울 노원구 노원기차마을 일대에서 운영 중인 ‘2026 꿀잼 워터파크’에서 20일 관내 장애인 및 가족, 활동지원사 등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서울 노원구 노원기차마을 일대에서 운영 중인 ‘2026 꿀잼 워터파크’에서 20일 관내 장애인 및 가족, 활동지원사 등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3년부터 매년 휴장일에 맞춰 장애인과 가족들만을 위해 운영
"비장애인에게 불편 줄까. 격정 없어... 안전요원 곳곳 배치돼 든든"



내가 조심조심 살살 들어갈게요. 엄마 보세요!”

상우씨(23)가 수심 1m 풀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엄마가 “물이 차갑지 않아?”라고 묻자 그는 “차가워요! 오! 좋아요!”라고 말했다. 


갑자기 굵은 비가 쏟아지자 상우씨는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보며 소리 내 웃었다. 

웃음은 이내 전염됐다. 수영장 안에 있던 장애인 20여명 모두 상우씨 웃음에 따라 손뼉을 치며 웃기 시작했다.


서울 노원구가 2023년부터 매년 여름 개장하는 ‘꿀잼 워터파크’는 휴장일에 맞춰 단 하루 관내 장애인만을 위한 물놀이장을 운영한다. 

지난해까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광장에서 운영하다 올해부터 노원철도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20일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렸지만, 

이들이 물장구를 치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장애인과 가족, 활동지원사 등 400여명은 내리는 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물놀이를 즐겼다.


진호씨(25)는 물놀이장이 열리자마자 워터 슬라이드를 반복해서 타며 ‘속도감’을 즐겼다. 그는 “최고예요. 이게 제일 재미있어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장애인 형과 함께 물놀이장을 찾은 쌍둥이의 튜브를 끌어주는 일도 진호씨에게는 마냥 재밌는 놀이였다. 


이날 처음 본 아이들이었다. 그의 활동지원사는 “진호씨가 아이들을 보살피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노원구가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위한 행사를 마련한 이유는 단 하루라도 이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마음껏 물놀이를 즐기게 하기 위해서다. 


꿀잼 워터파크는 장애인·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장애인들은 매년 이날 하루를 기대한다. 

장애를 이유로 수영장에 가본 적 없는 이들 가족에게는 이 하루가 새로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노원구 장애인부모연대 이송천 회장은 “우리 아이들이 기분이 좋아서 돌발 행동을 하면 비장애인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도 즐겁게 놀려고 와서 누군가에게 계속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다”며 

하지만 오늘 하루는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매년 아들과 이곳을 찾는다는 이순형씨는 “우리 아들은 1년에 딱 두 번 수영장을 가는데, 그중 한 번이 이곳 꿀잼 워터파크”라고 말했다. 

이씨는 “안전요원이 곳곳에 배치돼 아이들이 노는 걸 지켜봐 주고, 아들도 안전하게 종일 수영할 수 있는 곳은 서울에선 이곳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물놀이장에는 안전요원 24명과 노원구 장애인복지과·노원구장애인총연합회 직원 및 관계자 19명 등 총 43명이 곳곳에 배치돼 아이들의 안전을 지켰다.

서준오 노원구청장도 물놀이장을 찾아 워터건을 쏘며 아이들과 시 시간을 보냈다. 

그는 특히 수영장 곳곳을 돌며 장애인들이 마음껏 즐기고 갈 수 있도록 안전을 당부했다.


서 구청장은 “무더운 여름날 즐거운 추억을 만드실 수 있으면 좋겠다”며 

오늘만큼은 일상의 걱정과 부담을 잠시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 마음껏 웃고 즐기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