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무고용, 여전히 '멀고 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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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회 작성일 26-08-03 13:43 SNS 공유 :본문
장애인 의무고용, 여전히 '멀고 먼' 현실
부담금은 느는데 직업재활시설 감면제도는 제자리
경기도교육청이 장애인 의무고용률 미달로 최근 5년간 낸 고용부담금이 105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의 장애인 고용률은 2022년 1.69%, 2023년 1.68%, 2024년 1.68%로 3년째 1%대에 머물러 있다. 이는 국가·지방자치단체에 적용되는 법정 의무고용률 3.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부담금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다. 도교육청이 납부한 부담금은 2022년 153억 원에서 2023년 333억 원, 2024년 367억 원으로 뛰었다. 경기도의회에서는 장애인 교원 임용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장애인 교원 304명 모집에 141명만 응시했고, 최종 합격자는 44명으로 합격률이 14.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사범대 졸업자 자체가 부족한 구조적 문제가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형병원도 예외 아니다…서울대병원 6년 연속 부담금 1위
공공부문의 저조한 장애인 고용은 대형병원에서도 두드러진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장애인 고용률 2.85%로 공공기관 의무고용률 3.8%에 미달해 21억 4400만 원의 부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20년 이후 6년 연속 공공기관 중 부담금 납부액 1위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누적 부담금 총액은 148억 원을 넘어섰다.
전국 국립대병원 상황도 비슷하다. 14개 국립대병원 중 법정 의무고용률(3.8%)을 충족한 곳은 3곳에 불과했고, 이들 병원이 낸 부담금 총액은 52억 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병원 측은 의료직 중심의 인력 구조상 적합 직무를 가진 장애인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행정·전산·환자 안내 등 비의료 직군에서도 직무 발굴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된다.
민간기업도 사각지대... 100~300인 이하는 통계조차 안 보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기업 장애인 고용률은 3.1%로 1991년 제도 도입 35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 의무고용률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치이며, 기업 규모별 편차는 여전히 크다. 특히 문제로 지목되는 것은 '사각지대'다. 현행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명단공표 제도는 민간기업의 경우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 때문에 10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은 부담금 납부 의무는 지면서도, 고용 실적이 아무리 저조해도 명단공표를 통한 사회적 감시망에서는 완전히 벗어나 있다.
100인 이상 기업이면 부담금 신고·납부 대상이 되지만, 정작 이행 실태를 외부에서 확인하고 견인할 장치는 300인 이상 기업에만 작동하는 구조인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반복적·고의적으로 의무를 회피하는 기업에 대한 부담금 실효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중간 규모 기업에 대한 관리 공백을 메우는 근본 대책은 아직 마땅치 않다.
연계고용 부담금 감면제도, 활성화 더뎌... 재활시설엔 '기회의 통로'
부담금을 낮추면서도 장애인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대표적 장치가 '연계고용 부담금 감면제도'다. 부담금 납부 의무가 있는 사업주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나 장애인표준사업장에 도급을 주고 생산품을 납품받으면, 그 시설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 부담금을 감면해 주는 방식이다.
경기도의회에서도 최근 도교육청, 경기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부모회 등이 모여 '장애인 표준작업장 연계고용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는 등, 부담금을 내는 대신 재활시설과의 연계고용으로 실질적 고용 효과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제도 인지도와 활용도가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면율 산정이나 행정 처리 절차가 까다롭다는 실무적 어려움과 함께, 상당수 부담금 납부 기관·기업이 이 제도 자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결과적으로 부담금은 매년 반복해서 납부하면서도, 정작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판로 확대와 일자리 창출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제품 다양화와 인식 전환 없이는 감면제도 활성화도 한계"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연계고용 감면제도의 실질적 수혜자가 되려면 두 가지 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첫째는 생산 제품의 다양화다. 재활시설의 생산품이 특정 품목에 편중돼 있으면 연계고용을 원하는 기관·기업의 수요와 맞아떨어지기 어렵다. 사무용품, 식품, 생활용품 등으로 품목을 넓히고 품질·납기 경쟁력을 갖춰야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의 실질적인 조달·연계고용 대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감면제도 자체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연계고용 감면제도가 여전히 '알면 활용하고 모르면 못 쓰는' 제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담금을 단순 비용으로 여기고 납부에 그치는 관행에서 벗어나, 재활시설과의 연계고용을 통해 부담금도 줄이고 장애인 일자리도 늘리는 '상생형 제도'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감면제도 안내와 행정절차 간소화, 재활시설과 수요 기관을 잇는 중개 기능 강화 등 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과 대형병원의 반복되는 거액 부담금 납부, 그리고 100~300인 이하 민간기업의 관리 사각지대는 결국 하나의 문제로 수렴한다. 부담금 제도가 '벌칙'에만 머물러서는 장애인 고용 확대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계고용 감면제도의 활성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제품 다양화, 그리고 부담금을 대하는 인식의 전환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실질적인 고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 - 오마이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