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혁ESG칼럼] "약 먹으면 남들과 똑같은데…"청년 정신장애인, 왜 일할 기회조차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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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회 작성일 26-08-03 11:21 SNS 공유 :본문
[최봉혁ESG칼럼] "약 먹으면 남들과 똑같은데…"청년 정신장애인, 왜 일할 기회조차 없을까?

“약만 제때 복용하면 일상생활도, 회사 업무도 남들처럼 충분히 잘 해냅니다. 그런데 왜 우리 아이에게는 단 한 번의 면접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습니까?”
정신질환 자녀를 둔 어느 부모의 호소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거대한 착시와 차별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현재 장애인 복지 및 사회적 육성 정책의 무게중심은 발달장애인의 문화예술·사회적 활동 지원에 집중되어 있다. 발달장애 지원 확대 역시 매우 가치 있는 일이지만, 그 그늘 아래에서 '정신장애를 겪는 신체 건강한 청년들'은 정책적 지원의 우선순위에서 철저히 소외받고 있다.
약물 의학의 눈부신 발전과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 덕분에, 오늘날 수많은 젊은 조현병 및 우울증 당사자들은 증상을 완벽에 가깝게 조절하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누릴 준비를 마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이들에게 '위험하다'거나 '부적응자'라는 낙인을 찍은 채 노동 시장 진입 차단이라는 벽을 치고 있다. 시의성 있는 정책 논의가 아무리 무성해도, 이들을 사회적 인력자원으로 전환하는 실질적인 길을 열지 않는다면 모든 담론은 공허한 수사에 불과하다.
이제는 감상적 동정을 넘어, 과학적·의학적 데이터와 해외 글로벌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신장애 청년들이 사회를 받치는 훌륭한 인적 자원임을 증명하고, 이들과 가족에게 희망을 주는 '공정한 사다리'를 구축해야 할 때다.
◆ 약물 의학의 혁신과 준비된 인적 자원: 젊은 조현병·우울증의 재발견
과거의 정신질환 치료가 단순히 '격리'와 '증상 억제'에 머물렀다면, 현대 의학은 당사자의 '사회적 기능 회복(Functional Recovery)'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체 건강하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청년층에게 적절한 치료가 병행될 때 이들은 기업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재로 거듭난다.
① 젊은 조현병(Schizophrenia Spectrum) 유형과 노동 잠재력
조현병은 흔히 오해받는 것과 달리 환각이나 망상 같은 '양성 증상'은 장기 지속형 주사제(LAI)와 2세대 이상형 정신질환 치료제의 발달로 매우 효과적으로 제어된다.
초기 발병 청년층(First-Episode Psychosis): 질환의 조기 발견 시 뇌의 가塑性(가소성) 덕분에 약물 치료와 인지 행동 치료를 병행하면 사고력,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이 신속히 회복된다.
높은 컴퓨터·디지털 직무 적응력: 정신적 스트레스 관리와 약물 복용 스케줄만 유지되면, 이들은 IT 프로그래밍, 데이터 분석, 디자인, 웹툰·콘텐츠 제작 등 높은 집중력과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에서 비장애인 이상의 탁월한 성과를 발휘한다.
◆ 청년기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 및 적응장애 유형
치료 가능한 일시적 기능 저하: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뇌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 현대 신경약리학의 발달로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는 우울증 청년의 70% 이상이 이전의 높은 업무 생산성을 회복한다.
높은 공감 능력과 창의성: 우울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깊은 자아 성찰과 감수성은 기획, 마케팅, 상담, 수공예, 예술 직무에서 차별화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이 된다.
◆ 세계적 연구소 및 해외 논문이 입증한 '팩트체크'
정신장애인의 노동 시장 참여가 이들의 증상을 악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뇌 기능을 회복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는 사실은 해외 석학들의 논문과 임상 연구를 통해 확고히 입증되었다.
①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Johns Hopkins Medicine) - EPIC-RAISE 연구
존스홉킨스 대학의 '초기 정신증 개입 프로그램(EPIC-RAISE)' 연구진은 조현병 첫 발병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기 약물 치료와 지원고용(Supported Employment)을 동시에 제공했다. 그 결과, 단순 치료만 받은 집단에 비해 고용 지원이 함께 이루어진 청년 집단에서 증상 완화율과 직업 유지율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존스홉킨스 연구진은 *"정규 직업을 갖고 일하는 것 자체가 환자의 자존감을 높이고 뇌의 인지 기능을 활성화하는 가장 강력한 재활 치료제"*라고 결론지었다.
② 하버드 대학교 및 미국 의학협회 저널(JAMA Network) - 생산성 회복 연구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과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우울증 및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근로자가 표준화된 약물 치료와 인지 치료를 받을 경우 직장 내 생산성 손실(Presenteeism)이 80% 이상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신질환은 영구적인 장애가 아니라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면 즉각적으로 경제적 생산성을 회복하는 '잠시 멈춤'의 상태라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 선진국의 법제화 사례: 제도화된 '공정한 사다리'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정신장애인을 시혜적 보호 대상이 아닌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 노동자'로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
① 미국장애인법 (ADA: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미국 ADA 제1장(Title I)은 정신질환(우울증, 조현병, 불안장애 등)을 명백한 장애 범주에 포함하여 고용상의 차별을 금지한다. 특히 '합리적 편의제공(Reasonable Accommodation)'을 의무화하여, 정신장애 근로자가 약물 복용 시간에 맞춰 휴식 시간을 조정하거나 유연근무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한다.
② 개별 배치 및 지원 모델 (IPS: Individual Placement and Support)
미국 노동부와 정신건강국이 강력히 추진하는 IPS 지원고용 모델은 정신장애인을 별도의 보호작업장에 격리하는 대신, 본인이 희망하는 일반 기업의 경쟁 노동 시장에 즉시 배치한 후 잡코치(Job Coach)가 지속적으로 밀착 지원하는 방식이다. 미국 및 유럽 연구에 따르면 IPS 모델을 적용했을 때 정신장애인의 취업률은 60~80%에 달하며, 이는 기존의 선(先)훈련 후(後)배치 방식보다 3배 이상 높은 성과다.
출처 : 웰페어뉴스(https://www.welfarenews.net)
◆ 정신장애인 가족에게 희망을 주는 '공정한 사다리' 구축 전략
더 이상 정신장애 청년과 그 가족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발달장애 중심의 지원 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체 건강하고 일할 의지가 명확한 정신장애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공정한 사다리'를 세워야 한다.
[ 정신장애 청년의 사회적 자립을 위한 3단계 공정한 사다리 ]
1단계: 의학적·정신적 안정 (맞춤형 약물 치료 & 인지 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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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유연한 노동 환경 구축 (합리적 편의제공, IPS 지원고용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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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당당한 경제 주체로의 도약 (사회적 인적 자원화, 가계 부담 해소)
'유연한 일자리'와 합리적 편의제공의 의무화: 하루 8시간 연속 근무가 부담스러운 청년들을 위해 4시간 파트타임,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형태의 일자리를 대폭 늘려야 한다.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아침 피로감을 고려해 출근 시간을 조정해 주는 작은 배려가 이들을 훌륭한 인재로 만든다.
청년 정신장애인 특화 직무 개발: 디지털 에이블(Digital Able) 사업을 확대하여 AI 데이터 라벨링, 웹 소설 및 웹툰 모니터링, IT 품질 테스트, 온라인 고객상담 등 이들이 가진 높은 지적 능력과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현대적 직무를 창출해야 한다.
가족의 돌봄 부담 완화와 경제적 선순환: 신체 건강한 자녀가 집안에 고립되어 있을 때 부모는 경제 활동을 포기하고 돌봄에 매여 가계 전체가 빈곤의 늪으로 떨어진다. 청년 당사자가 일자리를 통해 스스로 소득을 창출할 때, 가족은 돌봄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비로소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된다.
◆ 결론: ESG 경영의 완성, 정신장애인을 포용하는 사회적 연대
기업의 ESG 경영에서 'S(Social, 사회적 가치)'의 핵심은 다양성과 포용성(DEI: Diversity, Equity, Inclusion)이다. 오늘날 신체 건강한 청년 정신장애인들은 단순한 시혜 대상이 아니라, 준비된 인적 자원으로서 기업의 혁신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
약물 치료의 발전으로 일상과 직업 활동이 완벽히 가능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시험에 응시하고 일터에 나갈 수 있는 공정한 기회'다. 이들의 손을 잡고 사회라는 무대로 함께 걸어가는 사회적 연대를 구축할 때, 우리는 비로소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진정한 선진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참고 문헌 및 자료 출처
Johns Hopkins Medicine (EPIC-RAISE Program): Coordinated Specialty Care for First-Episode Psychosis and Supported Employment Outcomes, Johns Hopkins Bayview Medical Center.
JAMA Network Open /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Productivity Gains and Symptom Remission Following Standardized Treatment for Major Depressive Disorder and Psychosis.
U.S.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 (EEOC): Questions and Answers about Persons with Intellectual and Psychiatric Disabilities in the Workplace under the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ADA).
Dartmouth Psychiatric Research Center: Individual Placement and Support (IPS) Supported Employment Practice Guidelines and Global Outcome Studies.
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 Long-acting injectable antipsychotics and functional recovery in young adults with early-stage schizophrenia.
[필자 소개] 최봉혁| ESG 칼럼니스트. 한국구매조달학회 조달정책위원장·산학부회장, 지속가능과학회 상임부회장,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증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전문강사. 조달 정책과 지속가능성, 장애인 고용 현장을 융복합 시각으로 분석하며 꾸준한 저술 및 칼럼 기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출처 : 웰페어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