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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보조장비 의무화 코앞인데"…텔레코일존 준비 부족 지적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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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회 작성일 26-03-18 17:33 SNS 공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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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보조장비 의무화 코앞인데"…텔레코일존 준비 부족 지적 나와


“텔레코일존 설치율 낮고 운영 미흡… 법 시행 앞두고 현장 혼란 우려”
한국난청인교육협회, ‘텔레코일존 체험크루’ 활동 결과 발표...준비 부실 실태 지적


▲텔레코일존 로고. 주식회사 허브티
▲텔레코일존 로고. 주식회사 허브티


오는 11월 공공시설 청취보조장비 설치 의무화를 앞두고 현장의 준비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 시행까지 불과 수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설치만 해놓고 작동하지 않는 장비’와 ‘사용법조차 모르는 직원’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난청인교육협회(한난협)가 최근 발표한 ‘텔레코일존 체험크루’ 활동 결과는 이러한 준비 부실의 실태를 그대로 드러냈다. 
청각장애인과 시민이 직접 민원실, 공연장, 복지관, 교통시설 등을 방문해 점검한 결과 제도 시행을 앞둔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기본적인 운영조차 갖춰지지 않은 곳이 다수 확인됐다.

텔레코일은 보청기나 인공와우에 내장된 기능으로 주변 소음을 줄이고 음성 신호를 직접 전달해 보다 
선명하게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공공시설에 설치될 경우 회의, 교육, 상담 등 다양한 상황에서 청각장애인의 음성 정보 인식률을 높여 의사소통 편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전남교육청 민원봉사실에 설치된 텔레코일존. 전라남도교육청
▲전남교육청 민원봉사실에 설치된 텔레코일존. 전라남도교육청


한난협이 주장한 가장 큰 문제는 ‘보여주기식 설치’였다. 텔레코일존이 설치돼 있다는 표시는 있지만 
시범사업 종료 이후 방치돼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것. 
심지어 장비가 정상적으로 설치된 곳에서도 안내 표지 부족과 직원의 사용법 미숙으로 인해 이용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한난협은 주장했다. 

체험에 참여한 한 청각장애인은 “시설에 장비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고 직원들도 사용 방법을 몰라 결국 필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운영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장 점검에서 드러난 문제는 구조적이다. 
낮은 설치율과 특정 공간에 편중된 배치, 부실한 안내 체계, 직원 교육 미흡, 정기 점검과 유지관리 부재까지 
전반적인 준비 부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특히 공연장과 강의실, 대형 민원창구, 교통시설 등 이용 밀도가 높은 공간일수록 
음성 전달 환경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이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코일존 체험크루 활동 모습.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텔레코일존 체험크루 활동 모습.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 같은 상황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이후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시설에 설치가 의무화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설치 기준과 운영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 예산 확보 지연, 담당 인력 교육 미흡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측은 “법 시행의 취지는 단순한 장비 설치가 아니라 정보 접근권 보장에 있다”며 “
안내 표준화와 직원 교육 의무화, 유지관리 체계 구축 등 종합적인 준비가 병행되지 않으면 제도는 형식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시간’이 아니라 의지’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시범사업과 정책 논의가 수년간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여전히 준비되지 않았고, 제도 시행이 임박해서야 
뒤늦은 점검과 대책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난협은 ▲설치 확대 ▲운영 매뉴얼 정비 ▲정기 점검 제도화 ▲이용 실태조사 ▲예산 선제 확보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하며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제도 시행 이전에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이번 의무화 역시 또 하나의 ‘형식적 제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고령화로 난청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현실에서 청취 접근성은 더 이상 특정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가 시행될 경우 공공서비스는 오히려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 준비다.

출처 - 한국NGO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