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온열질환 6%가 장애인… 정신질환자도 폭염에 더 취약
페이지 정보
조회 : 1회 작성일 26-08-07 10:58 SNS 공유 :본문
올여름 온열질환 6%가 장애인… 정신질환자도 폭염에 더 취약
경추 손상·화상 땐 땀 배출 어려워
유형별 세부 대피·대응 매뉴얼 필요

경추 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된 척수장애인 김기택(48)씨는 출근길 전동휠체어에 얼음물을 가득 담은 텀블러를 싣고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이글거리는 지열에 호흡이 가빠올 때마다 얼음물을 마셔보지만 어지러움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고 한다.
김씨는 경추가 손상돼 땀 배출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체온을 낮추는 조절능력이 떨어져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 여기에 호흡기까지 약해져 숨 막히는 더위에 위험한 순간을 맞을 때도 있다. 김씨는 6일 “더워도 출근은 해야 하는데 30분 정도 이동하다 보면 위험하다고 느낄 정도”라며 “땀을 흘리지 못하니 분무기를 얼굴에 뿌리며 억지로 체온을 낮추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 가운데 6%는 장애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장애를 갖고 있거나 정신질환을 겪는 경우 폭염은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는 만큼 장애나 질병 유형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감시체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누적된 온열질환자 2665명 가운데 165명(6.2%)은 장애가 있었다. 이 중 정신적 장애가 있는 경우는 4.4%였다.
장애 유형에 따라 폭염은 더 가혹하게 다가온다. 신장 장애인은 주기적으로 의료기관을 찾아 투석해야 하는데 폭염에 외출하는 것 자체로 위험 부담이 크다. 덥다고 물을 마시며 체온 조절을 할 수도 없다.
화상을 입은 장애인은 땀샘이 망가져 체온 조절이 어렵다. 24시간 호흡기를 사용해야 하는 호흡기 장애인도 장비 사용이 어려워 무더위 쉼터나 폭염대피소를 이용하지 못하고 집에서 폭염을 견딘다.
정신질환자는 폭염 경고를 이해하지 못해 실외에서 위험한 상황을 맞는 경우도 있다. 지난 1일 전남대병원 응급실에는 길거리에 쓰러져 있던 54세와 60세 환자가 이송됐다. 정신질환으로 최근까지 입원 병동에 있다가 상태가 일시 호전돼 잠시 외출했던 이들은 한낮에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쓰러져 주변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환자를 진료한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정신질환 때문에 ‘더울 때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더위 때문에 몸 상태가 나빠진다는 것을 자각하기 어려울 수 있어 주변에서 건강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화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책연구팀장은 “폭염 예방을 위한 장애 유형별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대피 매뉴얼에 세부적인 내용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출처- 국민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