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쉬운 판결문’ 써준 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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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6회 작성일 26-06-30 14:22 SNS 공유 :본문
장애인에 ‘쉬운 판결문’ 써준 재판부
“결정 처분을 취소한다”→“유OO씨가 재판 이겼습니다”
서울행정법원 ‘이지 리드’ 첫 선고
일상적인 표현에 그림 등 활용해
4쪽 가량 ‘이해 쉬운 판결문’ 첨부

“재판을 낸 원고 유OO 씨가 이겼습니다. 법원은 당신을 지적장애인으로 인정합니다.”
‘장애인이 아니라는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20대 지적장애인이 낸 소송에서 법원이 내놓은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의 결론이다.
‘장애인이 아니라는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20대 지적장애인이 낸 소송에서 법원이 내놓은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의 결론이다.
통상적으로 ‘처분 취소 청구’ 등 법률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사회적 약자 사건 전문 합의부를 도입한 이후 이런 내용의 ‘이해하기 쉬운(이지 리드·Easy-Read) 판결문’ 사건을 처음으로 선고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강우찬)는 지적장애인 유모 씨(26)가 서울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낸
‘장애 정도 미해당 결정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판결문에는
“피고가 원고에 대해 한 장애 정도 미해당 결정 처분을 취소한다”는
기존 방식의 주문에 더해 “원고 유OO이 재판에서 이겼습니다”라는 쉬운 표현도 함께 사용됐다.
‘주문’에 대해서도 ‘판결의 결론’이라는 구체적인 뜻을 적어줬으며,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는 주문 내용도
“소송에 들어간 돈은 구청이 냅니다”라는 표현을 함께 명시했다.
유 씨는 출생 이후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아 아동복지시설 및 정신병원에서 생활해 왔다.
2023년 양천구에 지적장애인 등록 신청을 했지만, 양천구는 미성년자 시절 유 씨의 지능지수가 70 이상으로 기록된 점 등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 등에서도 신청이 기각되자 유 씨는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유 씨는 지적장애 주요 판정 기준인 지능지수 70 미만의 검사 결과를 최근 몇 년간 세 차례나 기록하고, 복수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로부터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다”며 유 씨가 지적장애인이 아니라고 본 양천구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지적장애를 오로지 지능지수에 주안점을 두어 판단하는 것은 법률 규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기존과 같은 방식의 20여 쪽 분량 판결문 앞부분에 4쪽가량의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을 첨부했다. 재판부는 “오랫동안 당신을 직접 만나고 치료한 의사들은 당신을 지적장애로 진단했습니다. 이러한 검사 결과는 믿을 수 있습니다. 판사도 법정에서 당신을 직접 만나 당신이 보통의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라고 표현하는 등 법원이 유 씨가 승소한 이유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했다.
판결의 효력에 대해서도 “취소는 결정을 없었던 일로 만드는 것입니다.
구청의 결정은 사라집니다. 당신은 지적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등 법률 용어 대신 일반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판결 내용을 요약한 그림도 만들어 넣었다.
대법원은 올해부터 이처럼 쉽게 쓰는 판결문을 언제 제공할 수 있는지
등을 규정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사법지원 예규’를 시행하고 있다.
출처 - 동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