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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지엔 검은 글씨만 빼곡”…발달장애인들의 ‘막막한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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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6회 작성일 26-06-01 10:40 SNS 공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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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지엔 검은 글씨만 빼곡”…발달장애인들의 ‘막막한 한 표’


검은 글씨 빼곡 투표용지 7장
발달장애인 “머리 새하얘져”
영국·대만은 그림 투표 활용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사직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앞에서 발달장애인 박경인(오른쪽)씨와 박연지(가운데)씨, 박지은씨가 사전투표를 마치고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피플퍼스트 제공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사직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앞에서 발달장애인 박경인(오른쪽)씨와 박연지(가운데)씨, 박지은씨가 사전투표를 마치고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박경인(32)씨는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사직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앞에서 휴대전화 속 후보들의 공약을 되뇌었다. 인권을 강조한 후보들의 이름과 정당을 기표장 안에서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7장의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기표장으로 들어간 박씨는 3분 동안 머뭇거렸다. 
투표소에서 나온 박씨는 
검은색으로 당명과 후보자 이름만 적힌 투표용지를 보니까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두 명밖에 알아볼 수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 시민이 지난 2024년 1월 13일 대만 타이난의 한 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총통 선거 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용지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투표용지엔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유권자를 위해 후보 이름과 함께 얼굴 사진이 같이 인쇄돼 있다. 대만 AFP 연합뉴스
한 시민이 지난 2024년 1월 13일 대만 타이난의 한 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총통 선거 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용지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투표용지엔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유권자를 위해 후보 이름과 함께 얼굴 사진이 같이 인쇄돼 있다.



지난 29~30일 진행된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23.5%)를 기록한 가운데 박씨처럼 투표권을 갖고 있지만 
인지 능력이나 의사소통 제약으로 후보자를 식별·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쉬운 투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시각·신체장애인에 대해선 투표 보조를 허용하지만, 발달장애인에 대해선 명시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선 투표소마다 대응이 제각각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투표를 마친 발달장애인 이태현(35)씨는 “사무원이 처음엔 신체장애인이 아니면 투표 보조를 이용할 수 없다고 했다가 
다른 투표소에선 보조인을 들여보내 준다고 하자 그제야 허용했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가 투표용지 모형을 들고 있다. 7장의 투표용지엔 후보의 이름·숫자·정당명이 검은 글씨로 빼곡히 적혀 있어서 발달장애인들은 후보자를 식별·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뉴스1
28일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가 투표용지 모형을 들고 있다. 7장의 투표용지엔 후보의 이름·숫자·정당명이 검은 글씨로 빼곡히 적혀 있어서 
발달장애인들은 후보자를 식별·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영국과 대만 등에서는 유권자의 후보 식별을 위해 투표용지에 정당 로고나 후보자 사진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날 발달장애인들은 삼청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이같은 ‘그림 투표 보조 용구’ 도입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 박연지(33)씨는 “투표장에서 긴장하면 투표지 글자가 더 안 읽힌다”며 
투표용지에 후보자 사진이 들어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2024년 발달장애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차별구제청구 소송에서 
발달장애인 등 문자를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투표 보조 용구를 제공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에 상고하면서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출처 -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