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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설에도 버스타고 고향 못 가는 휠체어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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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89회 작성일 17-01-26 10:39 SNS 공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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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차량 승강설비 못 갖춰

- 프리미엄 고속도 승차 거부
- KTX·비행기 2석 가량 가능
- 아직도 대중교통 이용 어려워

"연휴가 다가와도 다른 곳으로는 갈 수 없어요. 인근에 서부산터미널이 있지만, 시외버스로 다른 고장으로 가는 일은 꿈도 못 꿉니다"

27일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만난 노경수(여·44) 센터장은 휠체어를 탄 채 다른 지역으로 가기 힘든 장애인의 처지를 털어놨다. 다른 지역으로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지만 장애인용 좌석이 없기 때문에 일찌감치 부산을 떠날 마음을 접었다.

설 연휴 때면 귀성·귀가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이는 기차역과 버스터미널도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장애인의 시외버스 이용 불허는 장애인 차별금지법과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으로 보장하는 장애인 이동권을 침해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2015년 국민권익위의 정책권고 조사결과, 전국에서 운행되는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9500여 대 중 휠체어 승강 설비를 장착한 버스는 한 대도 없다. 지난해 11월부터 운행되는 프리미엄 고속버스 역시 장애인용 좌석은 없다. 장애인들이 승용차 외 먼 거리로 이동할 방법은 KTX 등 기차나 비행기를 타는 것이지만 전동휠체어로 이용 가능한 기차 좌석은 2석가량에 불과하다.

노 센터장은 "프리미엄 버스 도입 등 비장애인을 위한 편의 기능이 늘어나는 동안 교통약자인 장애인들은 철저히 배제당했다"며 "장애인의 날과 명절 연휴 때면 집회·시위를 하지만 버스조합과 정부는 서로 책임 미루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설을 앞둔 26일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두고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전국버스연합회 안전지도부 정현수 차장은 "휠체어 탑승 가능 버스를 도입하려면 먼저 차량 개발 연구와 안전검사 등 정부가 나서줘야 한다"며 "새로운 버스를 도입한다고 해도 탑승장 시설 등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데 민간사업자가 도맡아서 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3일 국토교통부는 80억 원을 투입해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개조 차량 표준모델' 연구를 올해부터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연구 기간만 3년이 필요해 상용화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신문 - 김봉기기자